오늘 읽을 키츠의 두 번째 시는 “인간의 계절 The Human Seasons”입니다.
The Human Seasons
by John Keats
Four Seasons fill the measure of the year;
There are four seasons in the mind of man:
He has his lusty Spring, when fancy clear
Takes in all beauty with an easy span:
He has his Summer, when luxuriously
Spring's honied cud of youthful thought he loves
To ruminate, and by such dreaming high
Is nearest unto heaven: quiet coves
His soul has in its Autumn, when his wings
He furleth close; contented so to look
On mists in idleness—to let fair things
Pass by unheeded as a threshold brook.
He has his Winter too of pale misfeature,
Or else he would forego his mortal nature.
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44472/the-human-seasons
The Human Seasons by John Keats | Poetry Foundation
Four Seasons fill the measure of the year;
www.poetryfoundation.org
인생의 계절
- 존 키츠
한 해가 네 계절로 이루어져 있듯이
인간의 마음에도 네 계절이 있다오.
원기 왕성한 봄이 되면, 산뜻한 상상으로
아름다움을 손쉽게 받아들이게 된다오.
여름이 되면, 호사로워져 발랄한 생각으로
봄날의 달콤한 되새김을 사랑하게 된다오.
생각에 잠겨, 그처럼 부푼 꿈은
하늘 끝까지 뻗치게 된다오. 조용한 골짜기
인간의 영혼에 가을이 오면, 조용히 날개를 접고
허무하게 안개를 바라보게 된다오.
- 끝없이 흐르는 시내처럼 올바른 것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흘러가게 내버려둔 것을.
인간에게도 겨울이 오게 된다오. 창백하게 일그러지거나
숙명의 길을 먼저 가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겨울이.
윤호병 옮김 (시인, 추계예대교수)
https://blog.naver.com/vincentius48/221692416235
John Keats (1795〜1821) : The Human Seasons
윤호병 빈첸시오의 가톨릭 이야기
blog.naver.com
이 시는 원래 1818년 3월 13일 벤자민 베일리에게 보내는 편지에 쓰여 있던 시인데 다음 해에 지금의 형태로 수정됩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인간 마음이 유년기의 봄, 성숙기의 여름,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가을, 그리고 죽음인 겨울을 겪는다고 하며, 인생을 사계에 상응시켜 자연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동화시켜버립니다. 겨우 스물 셋 인생의 통찰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깊이가 있죠!! 아마 폐렴을 앓던 키츠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각자 어느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육체의 계절은 아니니…
재미난 기사를 하나 소개해 드릴께요. 2019년 10월 11일자 머니 투데이 기사입니다.
“패션 브랜드 '송지오 옴므'가 남성들이 느끼는 사계절을 옷으로 표현했다. 디자이너 송지오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2020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송지오 옴므' 컬렉션 쇼를 공개했다. 송지오 옴므의 이번 컬렉션은 '포 시즌스'(Four Seasons)를 주제로 한 남성복을 선보였다. 영국의 시인 존 키츠(John Keats)의 시 'The Human Seasons'의 'There are four seasons in the mind of man'(남.자.의 마음에는 사계절이 있다)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101708044522304
'계절'을 입은 남자…'송지오 옴므' 2020 S/S 컬렉션 - 머니투데이
패션 브랜드 '송지오 옴므'가 남성들이 느끼는 사계절을 옷으로 표현했다. 디자이너 송지오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2020 S/S 서...
news.mt.co.kr
여기서는 기사에 의하면 디자이너 송지오 씨는 “인간”을 “남.자.”로 읽었습니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참 재미있는 오류인데, 예술가의 영감이란 논리 너머에 있는 것!! 그리고 그 결과가 멋진 의상으로 나왔고, 거기서 또 누군가는 영감을 얻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옷으로 인해 기쁨을 얻으니 실용주의적인 측면에서는 이 해석도 더할 나위 없이 참된 해석입니다. 그러니 그 결과에는 찬사의 잔을 들고, 그 과정은 가볍게 안주거리로 삼아 볼게요.
사실 여기서 드러난 논리적 오류는 단순하죠. 제목에 “인간의 Human”라는 표현이 있는데, 본문에 나오는 등가적인 표현인 “Men 인간”을 “Men”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뜻인 “Men 남자”로 이해한 것이죠. (“Men”은 “사람”과 “남자”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문제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논리적 오류가 있습니다.
1.1. Only m.e.n write and appreciate poetry.
2.1. W.o.m.e.n are not m.e.n.
3.1. Therefore, w.o.m.e.n don’t write and appreciate poetry.
의미를 정확하게 확정하고 쓴다면 어느 쪽으로도 틀린 문장이죠.
1.2. 남자만이 시를 쓰고 감상한다.
2.2. 여자는 남자가 아니다.
3.2. 그러므로 여자는 시를 쓰고 감상하지 않는다.
이 논리는 형식적으로는 괜찮은데, 명제가 거짓입니다. 1.2.가 틀렸죠. 그러니 3.2 결론도 당연히 틀리죠. 그렇다면 1.3으로 읽어야 합니다.
1.3. 사람만이 시를 쓰고 감상한다.
2.3. 여자는 남자가 아니다.
3.3. 그러므로 여자는 시를 쓰고 감상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는 1.3.과 2.3.을 형식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매개념이 없습니다. 그러니 역시 결론도 틀리죠. 논리는 형식이 바르고 내용이 참일 때 참된 결론을 유도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는 틀렸고, 그 이유는 “Men”이라는 애매어를 사용한 탓입니다.
이성과 논리의 세계에서는 매사에 따지고 분석하고 이유를 묻습니다. 그래서 날카로운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 예리함, 간단명료함, 정확함에 더해 순간순간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는 데서 오는 통쾌함마저 느끼니 순식간에 매료 당합니다. 하지만 피곤해요. 자기도 피곤하고 상대도 피곤하죠. 그래서 그 주변엔 별로 가고 싶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논리적이기도 하지만 시도 읽는 균형 잡힌 사람들이니, 이 경우엔 그냥 “ohne warum 왜? 없이” 감상하고 즐길 수 있죠..^^
이 패션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포스트를 보세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597938&memberNo=22699989
송지오 옴므 20SS 컬렉션 ‘Four Seasons’
[BY DMAIN] 안녕하세요. 에디터 파다완입니다. 카페에서도 소식을 들으셨을 텐데요, 지난주에 서울패션...
m.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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