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삶

028_Peace Prayer by Saint Francis(1181/1182 – 1226)

728x90

영어로 된 한국어, 벵갈어,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라틴어 시를 읽은 데 이어서, 오늘은 프랑스어에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시를 한편 소개해 드릴게요. 우리에게는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라고 알려진 시(기도문)입니다.

 

Peace Prayer of Saint Francis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ine Master,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to be loved as to love.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Amen.

 

https://www.loyolapress.com/catholic-resources/prayer/traditional-catholic-prayers/saints-prayers/peace-prayer-of-saint-francis/

 

Peace Prayer of Saint Francis | Loyola Press

peace prayer, saint francis prayer, saint francis peace prayer, saint francis of assisi

www.loyolapress.com

 

주여, 나를 당신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얻게 하소서.

 

주여,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을 구하기보다는 사랑하게 해주소서.

자기를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잊음으로써 참으며,

용서함으로써 용서받고,

죽음으로써 영생으로 부활하리니.               

     

http://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3805

 

GoodNews 가톨릭정보

가톨릭굿뉴스 가톨릭정보 입니다.

maria.catholic.or.kr:443

 

사실 이 기도문은 1912 La Clochette(작은 종)이라는 작은 영성 잡지에 미사 동안에 하는 아름다운 기도라는 제목으로 한 가톨릭 단체(La Ligue de la Sainte-Mess, 거룩한 예배를 위한 동맹)에서 최초로 출판됩니다. 이 정도의 기도를 할 수 있는 삶을 산 분이라면 아씨씨의 프란체스코 성인(1181/1182 1226)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에게 귀속시킨 것이라고 여겨집니다만, 아마도 이 기도문을 출판한 단체의 설립자인 프랑스 신부, 에스데 부커렐(Father Esther Bouquerel, 1855~1923)이라는 분이 지었을 것이라고 보는 게 중론입니다.

 

이 기도문이 1915년에 교황에게 보내졌고, 1916년 바티칸의 일간신문에 이탈리아어로 소개가 됩니다. 이때도 작자미상으로 소개가 되죠. 1920년 즈음, 이 기도가 프란시스코 수도회의 한 사제에 의해 성 프란체스코의 이미지를 배경으로 평화의 기도라는 제목으로 인쇄가 됩니다. 하지만 이때도 이게 프란체스코가 지었다고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유럽과 영미권으로 소개가 됩니다. 그랬던 것이 에티엔느 바흐가 세운 프랑스의 한 개신교운동단체에 의해 1927년 이 시가 성 프란시스코가 쓴 것이라고 최초로 언급됩니다.

 

최초의 영어 번역은 1936년 커비 페이지의 용기 있게 살기라는 책 속에 등장하는데, 여기서 페이지는 이 글이 아씨씨의 프란시스가 썼다고 분명하게 언급합니다. (http://www.franciscan-archive.org/franciscana/peace.html)

 

The Origin and Original Text of the Peace Prayer of St. Francis

 

www.franciscan-archive.org

 

아마 간단한 질문은, 이탈리안 수도사 프란시스코의 원본을 찾으려는 역사비평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봅니다. 프랑스어로 소개되었으니 원본이 이태리어나 라틴어로 있어야 하는데... 출처를 찾다보니 에스데 부커렐에게서 끝난거죠. ^^

 

여담으로, 성 프란체스코는 1182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아씨씨에서 태어납니다. 그래서 아씨씨의 프란시스()라고 불리죠. 이 분의 청빈의 삶과 죽기 직전에 몸에 생긴 다섯 가지 예수의 상흔(소위 오상, 혹은 그리스어를 그대로 차용해서 스티그마타)으로 너무 유명합니다. 물론,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프란체스코는 샌 프란시스코죠. 실제 이 도시 이름은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이 성인의 이름에서 따 온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가톨릭을 넘어선 이 드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프란체스코라는 이름을 선택한 교황은 역사상 단 한분. 현 교황밖에는 안계십니다. 한 없이 겸손한 이 분의 파격적인 행보 자체가 프란체스코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너무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분과 직전 교황 두분에 대한 영화가 한편 있습니다. 심심하신 분들은 한 번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2GnUrI0W6Jw

 

내일부터는 시가 많이 짧아 집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