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B. 예이츠,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제임스 조이스, T.S. 엘리엇, 로버트 프로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혹시 이들의 공통점을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에즈라 파운드입니다. 예이츠의 비서로, 윌리엄스의 친구로, 조이스와 엘리엇을 문단에 소개시키고 도와준 든든한 후원자로서, 프로스트를 발굴하고, 젊은 헤밍웨이의 존경을 받았던… 그렇기 때문에 에즈라 파운드가 없는 20세기 영미문학은 참 상상하기 힘들죠.
오늘은 에즈라 파운드의 친구들 중,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지만 나중에 파운드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결별하게 된, 제임스 조이스의 시를 한 편 읽어볼게요.
XVIII
by James Joyce
O sweetheart, hear you
Your lover’s tale;
A man shall have sorrow
When friends him fail.
For he shall know then
Friends be untrue
And a little ashes
Their words come to.
But one unto him
Will softly move
And softly woo him
In ways of love.
His hand is under
Her smooth round breast;
So he who has sorrow
Shall have rest.
(출처 The Project Gutenberg EBook of Chamber Music, by James Joyce)
18
제임스 조이스
오 사랑하는 이여, 들어보시오,
그대가 사랑하는 이의 이야기를.
한 남자는 슬픔에 빠질 것이라오
친구들이 그를 실망시켰을 때.
그는 그러면 알게 될 것이기에,
친구들이 진실되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한 줌의 재로
그들의 말이 소멸되리라는 것을.
하지만 한 사람이 그에게로
살포시 다가가
여리게 구애하리니
사랑으로.
그의 손이
그녀의 부드럽고 동그란 가슴 아래 있어
슬픔에 빠졌던 그가
쉼을 얻게 될 것이라오.
이 시는 1907년에 출판된 “실내악 Chamber Music”이라는 시집에 실려 있습니다. 에즈라 파운드에 의하면 조이스의 “실내악” 전반부에 있는 시들은 질적인 탁월함을 보여주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제임스 조이스가 받았던 엄격한 음악훈련의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또, 이 시의 가사들은 엘리자베스 여왕 치세의 영어식 표현, 17세기 영국시인 로버트 헤릭(Robert Herrick, 1591~1674)의 운율 등 가장 훌륭한 문학전통을 담고 있어서 자칫 독창성이 결여된 모방으로 보일 수도 있고, 또 저자 스스로 독창성을 피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어느 경우라도 이 작품에 나오는 시는 모방이라고는 할 수 없는 제임스 자신만의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솜씨가 너무 섬세해서 스무 명의 독자가 읽는다 하더라도 그 탁월함을 알아차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이네요.
우린 파운드가 아닌지라 이 모든 것들을 섬세하게 음미하며, 세세하게 짚어낼 수는 없지만, 그저 사랑을 노래한 시인의 노래가 감미롭기만 합니다.
시낭송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pnNkRlL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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