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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

100_Song of Myself by Walt Whi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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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가 읽었던 T. E. 흄의 시는 사실 19세기 프랑스의 자유시(Vers Libre) 운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운동의 주요 인물들인 랭보(Rimbaud)나 라포르그(Laforgue) 같은 사람들은 모두 휘트먼을 알고 있었고, 특히 쥘 라포르그(Jules Laforgue, 1860~1887)는 월트 휘트먼을 프랑스에 최초로 번역해 소개합니다.

 

이렇게 봤을 때, 프랑스의 자유시 운동은 월트 휘트먼의 영향을 부정할 수가 없고, 그렇게 보면, 에즈라 파운드에서 T. E. 흄으로, 다시 프랑스 자유시운동으로, 그리고 그것은 다시 월트 휘트먼으로 돌아 온다는 점에서 에즈라 파운드는 휘트먼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이 아닐까요?

 

이런 파운드에 비하면 비하면 칼 샌드버그 같은 시인은 주제와 형식에서 노골적으로 휘트먼을 칭송하며 뒤따른 것이고, 바다 건너편에 있던 예이츠도 휘트먼이야 말로 미국시의 중심인물이라고 생각했고 존경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 왔던 상당수의 시인들이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휘트먼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 그럼 휘트먼이 쓴 시 시대의 시를 한 편 더 감상해 보죠. “풀잎 Leaves of Grass” 3권에 첫 번째로 실려 있는 나의 노래 Song of Myself” 52편 중에서 첫 번째 시입니다.

 

여담이지만 풀잎을 최초로 완성한 건 1855년이었고, 최종판을 출판한 건 1892년입니다. 이때까지 무려 아홉 번을 수정 보완했는데요, 새로운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시를 넣기도 하고, 제목을 바꾸기도 하고, 어떤 시는 아예 빼버리기도 합니다. (자기 생의 반을 이 시집 출판에 바친거죠.) “나의 노래는 초판부터 실려 있었지만 그때는 미국인 월트 휘트먼의 시 Poem of Walt Whitman, an American”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었구요, 1881년 개정판부터 이 제목으로 등장합니다.

 

1.

I celebrate myself, and sing myself,

And what I assume you shall assume,

For every atom belonging to me as good belongs to you.

 

I loafe and invite my soul,

I lean and loafe at my ease observing a spear of summer grass.

 

My tongue, every atom of my blood, form’d from this soil, this air,

Born here of parents born here from parents the same, and their parents the same,

I, now thirty-seven years old in perfect health begin,

Hoping to cease not till death.

 

Creeds and schools in abeyance,

Retiring back a while sufficed at what they are, but never forgotten,

I harbor for good or bad, I permit to speak at every hazard,

Nature without check with original energy.

 

                                                                  by Walt Whitman 1819∼1892

 

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45477/song-of-myself-1892-version

 

Song of Myself (1892 version) by Walt Whitman | Poetry Foundation

1

www.poetryfoundation.org

 

1.

나는 자신을 찬양하고, 자신을 노래한다

그리고 내게 속하는 것은 그대에게 속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게 속하는 모든 원자는 그대에게 속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나는 한가로이 지내며 영혼을 초대한다,

나는 편안히 몸을 기대고 한가로이 여름풀의 새싹을 주시한다.

 

나의 , 나의 피의 모든 원자는 , 대기에서 형성된 ,

여기서 나는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나의 부모는 마찬가지로 그들의 부모에게서 태어났고, 그들의 부모는 마찬가지로 그들의 부모의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니,

나는, 이제 서른 일곱 살의 온전히 건강한 몸으로

죽을 때까지 중단하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리라.

 

종파나 학파는 접어두고,

그들이 어떻든 간에 만족하니, 잠시 물러나서,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고서,

선과 , 모두를 허용하고,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원천적인 정력으로 거침없는 천성을 말하리라.

 

                                         - 월트 휘트먼 (Walt Whitman 18191892)

 

시의 삼행을 읽으면 역시이게 시야, 산문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아무튼 미국인 휘트먼은 자기 노래를 이런 식으로 불렀습니다. 해설이 필요하지 않은 그런 시죠! 나를 구성하는 원자가 너를 구성하기도 하고.. 그렇게 확장되고 확장되어 우리의 조상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는 땅에서 같은 성분을 가지고 태어났으니 성과 연령, 인종과 피부색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하다라는 외치고 있는 거죠.

 

 이런 생각은 휘트먼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초월주의적 사고방식이라고 있는데요. 초월주의란 (영국과 독일의 낭만주의, 독일의 초월적 관념론, 데이비드 흄의 회의론 등에 영향을 받아) 1820년대 후반에서 30년대까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의해 미국에서 시작된 철학사조입니다. (에머슨은 일찍이 휘트먼의 재능을 알아채고 추천서까지 써주었는데, 휘트먼은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초월주의에 의하면 만물에는 신성이 내재해 있고, 그런 점에서 인간과 자연은 자체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본성을 지닙니다. 하지만 사회적 제도가 개인의 순수함을 타락시키기 때문에, 참된 독립과 자존을 하는 개인만이 최선의 삶을 있다고 합니다. 나아가 과거의 대가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개인은 스스로 완벽히 독창적인 통찰을 수가 있다고 하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Transcendentalism)

 

시에도 너무 드러나 있죠. “ 존재에 속한 원자가 네게도 속하고, 내가 태어난 땅에서 부모와 부모의 부모도 태어났으니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노래하고 있으니까요.

 

휘트먼의 영향력은 프랑스와 영국에 그치지 않습니다. 독일로 벨기에로 계속 올라가거든요. 오늘은 우리에게 너무나 유명한 독일의 작가, 토마스 (Thomas Mann) 헤르만 헤세(Herman Hesse) 휘트먼의 시를 읽은 내린 평가로 포스팅을 마무리 할게요.

 

당신이 보내준 휘트먼의 책을 받아 너무 기쁩니다. 위대하고 중요하며, 진정으로 신성한 선물에 대해 충분히 감사를 표하지 않을 없지요나이가 들었지만 성숙한 우리 독일인들은, 만일 그를 받아들일 의지가 있기만 하면, 미래 인류의 상징인 인물과 접촉하면 많은 유익이 있을 겁니다나는 월트 휘트먼이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본질적으로 우리가인간성 humanity”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인간성을 일깨워 것은 괴테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 휘트먼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스 라이지거에게 보낸 감사편지, 1922.)

 

“풀잎”의 저자는 가장 재능이 있는 시인이라고 수는 없지만, 인간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그는 모든 시인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다. 사실, 사람들은 그를 유일한, 그게 아니어도 최소한 최초의미국시인이라고 불러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오래된 유럽의 문화라는 보물창고에서 어떤 것도 가져가지 않은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미국의 토양에 자신의 뿌리를 내렸다…(헤르만 헤세, 작품집. 1970)

 

시의 한글 번역은 아래 책에서 가져왔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