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짧은 동영상을 볼게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ATk8eTWC5M
여기서 학생들이 떠나가는 키팅선생을 “O Captain! My Captain”이라고 부릅니다. 이 구절이 바로 오늘 우리가 읽을 휘트먼의 시입니다. (에서 교장선생님 뒤, 칠판 위, 수염이 많이 난 인물이 휘트먼입니다.) 전문을 보시죠.
O Captain! My Captain!
- Walt Whitman
O Captain! my Captain! our fearful trip is done;
The ship has weather'd every rack, the prize we sought is won;
The port is near, the bells I hear, the people all exulting,
While follow eyes the steady keel, the vessel grim and daring:
But O heart! heart! heart!
O the bleeding drops of red,
Where on the deck my Captain lies,
Fallen cold and dead.
O Captain! My Captain! rise up and hear the bells;
Rise up—for you the flag is flung—for you the bugle trills;
For you bouquets and ribbon'd wreaths—for you the shores a-crowding;
For you they call, the swaying mass, their eager faces turning;
Here captain! dear father!
This arm beneath your head;
It is some dream that on the deck,
You've fallen cold and dead.
My Captain does not answer, his lips are pale and still;
My father does not feel my arm, he has no pulse nor will;
The ship is anchor'd safe and sound, its voyage closed and done;
From fearful trip, the victor ship, comes in with object won;
Exult, O shores, and ring, O bells!
But I, with mournful tread,
Walk the deck my captain lies,
Fallen cold and dead.
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45474/o-captain-my-captain
O Captain! My Captain! by Walt Whitman | Poetry Foundation
O Captain! my Captain! our fearful trip is done,
www.poetryfoundation.org
아 선장! 나의 선장이시여!
- 월트 휘트먼
아 선장! 나의 선장이시여! 섬뜩한 항해는 끝이 났고,
배는 모든 고난을 견뎌내었으며 우리가 찾던 보배 또한 얻어냈습니다.
종소리는 들려오고 항구에는 들어가며 사람들은 들떠듭니다.
굳건한 용골과 완강하며 담대한 선척을 눈으로 좇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아 가슴이 가슴은 가슴엔!
선장께선 싸늘히, 죽음에 쓰러지셔,
그가 누우신 그 갑판 위에는,
아, 떨궈지는 붉은 방울방울이.
아 선장! 나의 선장이시여! 일어나시어 종소리를 들으십사,
일어나시어, 당신을 위해 깃발은 나부끼고 나팔을 울리니,
당신을 위해 꽃과 매듭으로 화관이, 해안가의 무리가 지어졌고,
당신을 위해 그들이 부르고 다함께 손흔들며, 열렬한 면면들이 요동치오니,
자 선장님! 친애하는 어버이시여!
이 팔로 당신 머리를 받치우나,
그것은 갑판 위의 덧없는 꿈.
당신께선 이미 싸늘히, 죽음에 쓰러지셨네.
나의 선장께선 대답치 않으시고 그의 입술은 창백하며 미동조차 없으시니,
나의 어버이는 내 팔에 반응없고 맥박도, 의식도 없으시다,
배는 탈없게 무사히 닻내리고 그 항해는 다다라 끝나며,
섬뜩한 항해서 승리한 배는 얻어낸 전리품과 함께 돌아온다.
해안가여, 환호하라! 쇠북이여, 울리거라!
해도 나는 비애에 젖은 발걸음으로,
선장께서 싸늘히, 죽음에 쓰러지셔,
누우신 그 갑판 위를 거니르리라.
https://namu.wiki/w/O%20Captain!%20My%20Captain!
O Captain! My Captain! - 나무위키
O Captain! my Captain! our fearful trip is done;The ship has weather'd every rack, the prize we sought is won;The port is near, the bells I hear, the people all exulting,While follow eyes the steady keel, the vessel grim and daring:But O heart! heart! hear
namu.wiki
번역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필사는 둘 중 마음에 드시는 걸로…
I.
오 캡틴! 나의 캡틴이여! 우리의 두려운 여행은 끝났다;
배는 모든 위험을 견디어냈고 우리가 찾던 목적을 이루어냈다;
항구는 내가 듣고 있는 종소리 가까이에 있고, 사람들 모두 미칠 듯이 기뻐한다,
사람들이 눈여겨보는 대단한 배이며 , 배는 불굴의 대담한 기세다.
하지만 오 심장! 심장! 심장이여!
오 빨간 피가 뚝뚝 떨어지고!
갑판위에는 나의 캡틴이 누워있다,
쓰러져 싸늘하게 죽어있구나.
II.
오 캡틴! 나의 캡틴이여! 일어나 종소리를 들으라;
일어나라! 그대를 위한 깃발이 휘날리고, 그대를 위한 나팔소리가 울리고 있다;
그대를 위한 꽃다발과 리본을 단 화환이 있고, 그대를 위해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대를 부르고, 동요된 군중이, 갈망하는 표정으로 바뀐다.
오 캡틴! 친애하는 창시자여!
당신의 머리 밑에 있는 이 팔;
갑판 위에 무엇인가 꿈들이 있다
당신은 쓰러져 차갑게 죽어있구나.
III.
나의 캡틴은 대답하지않고, 입술은 창백해진채로 고요하다;
나의 창시자는 나의 팔을 느끼지 못 하고, 그는 맥박도, 뜻도 없다.
배는 위험없이 안전하게 정박되고, 항해를 완전히 끝마쳤다:
두려운 여행에서 승리한 배는 목적을 이루어내었다!
기뻐하라, 오 바닷가여! 그리고 울리는, 종소리여!
하지만, 나는 소리 없는 발걸음으로,
나의 캡틴이
쓰러져 싸늘하게 죽은 채로
누워있는 그 곳을 걸어간다.
http://cafe.daum.net/dlwejfkwl/CPcI/26?q=o%20captain%20my%20captain
O Captain! My Captain! ★- Walt Whitman
O Captain! My Captain! ★- Walt Whitman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무서운 항해는 끝났다. 배는 온갖 난관을 뚫고 추구했던 목표를 획득하였다. 항구는 가깝고, 종소리와 사람들의 환성이 들린다. 바라보
cafe.daum.net
이 시는 힘든 항해에서 성공적으로 돌아왔으나 귀환을 환영하는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선장을 위해 부르는 애가입니다. 휘트먼이 이 시를 쓴 동기는 그가 미국의 이상을 실현시켜준 지도자라고 생각했던 링컨의 비극적인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시는 그 자체가 메타포입니다.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승리를 쟁취해 돌아온 배는 바로 온갖 양상을 다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노예해방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고, 그 배를 이끈, 그러나 승리를 만끽하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선장이 바로 링컨인거죠. 휘트먼은 링컨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을 보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전리품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생을 그렇게 마감하게 되어 너무나 개탄스럽다는 감정을 이 시를 통해 표현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시를 통해서 휘트먼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링컨을 지지하고 의지했는가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구구절절 애달프고 구슬프죠.
재미있는 것은 이 시의 형식입니다. 형식? 자유시의 아버지 휘트먼의 시에 형식이? 예, 맞습니다.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시는 휘트먼의 시 중에서는 상당히 형식을 갖춘 시거든요.
1. 우선 행과 연이 규칙적으로 구분됩니다. 각각 8행으로 된 3연시죠.
2. 불규칙적이기는 하지만 약강조의 율격을 지닙니다. 대충 이런 식으로요. 밑줄 친 부분은 약강 2음절의 반복입니다. 밑줄이 있는 부분은 드물게 쓰이기는 해도 약강약조라는 규칙적인 율격을 갖고 있구요.
3. 게다가, 각 연이 AABBCDED의 각운도 살리고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맞추지는 않았지만요.
4. 부분적으로는 두운(alliteration)을 살린 부분도 있고, 모운(assonance, 강세가 들어간 부분을 같은 모음으로 반복하는 것)을 살린 부분도 있고, 또 행간운(Interanl Rhyme, 같은 행에 운을 반복하는 것)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휘트먼은 전통적인 시작법을 거부했을 뿐이지 전혀 문외한이었던 것 같지는 않죠. 이 시가 장례식에서 불릴 애가라는 점을 고려해서 자신의 스타일을 바꾼걸 보면요.
다시 죽은 시인의 사회로 돌아와서 말씀 드리면, 학생들은 떠나가는 키팅 선생을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부릅니다. 이 장면은 자연스레 영화의 초반부에 학생들에게 자기를 그렇게 부르라고 말했던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v9JOVkR5PQ
자막이 없어서 아쉬운데, 학생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오 캡틴, 마이 캡틴 O captain, my captain”이 누구 시인지 물어보고 대답이 없자, 휘트먼의 시라고 말하면서 자기를 미스터 키팅(Mr. Keating)이라고 부르든지 아니면 조금 대담하게 “오 캡틴, 마이 캡틴 O captain, my captain”이라고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후로 학생들이 이름을 부를 때는 뒤돌아 보지 않다가, “O Captain, my captain”하니까 바로 뒤돌아 보는 장면이라든지… 이 표현은 계속해서 여기저기에서 나옵니다.
영화의 시작과 중반, 그리고 마무리에서까지 선생과 학생의 입을 통해 반복해서 등장한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는 표현은 우리가 읽은 시의 전체 맥락을 놓고 보면 그 의미가 더 깊게 와 닿죠.
좋은 대학에 들어가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최고 명문학교의 학생들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고 도전할 수 있는 야성을 회복시켜 마침내 해방시켜주었지만, 결국 그 일로 인해 학교를 떠날 수 밖에 없게 된 키팅이라는 인물과 그의 업적을, 노예해방전쟁을 통해 민주국가의 이상을 구현한 링컨에 비견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맨 처음 장면에서 키팅 선생이 자기를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을 때, 그는 자기가 모교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사명선언을 한 것이고, 학생들이 마지막에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고 부른 것은 그의 사명선언을 이룬 위대한 선생에 대한 감사와 칭송이고, 동시에 무기력하게 떠나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보면 감독이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는 이 단 두 마디의 시구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려 한 것 인지… 마구마구 느껴지시죠!
이 영화는 사실 휘트먼의 목소리를 부분 부분 너무도 잘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닿는 분들은 이 영화를 꼭 (다시)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좋은 하루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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