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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삶

065_物有本末 물유본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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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 

 

만물에는 뿌리와 가지가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을안다면 곧 도에 가까운 것이다.

 

物有本末하고 事有終始하니 知所先後면 則近道矣리라 (cyberseodang.or.kr) 

 

한문독해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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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한 주희의 해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明德爲本 新民爲末 事有終始 知止爲始 能得爲終 本始所先 末終所後 此結上文兩節之意

 

명덕위본 신민위말 사유종시 지지위시 능득위종 본시소선 말종소후 차결상문양절지의

 

덕을 밝히는 것이 뿌리가 되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이 가지가 된다.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에, 그칠 줄 아는 것이 시작이 되고 얻을 수 있으면 끝이 된다. 근본과 시작은 먼저 해야 하는 것이고, 말단과 끝은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위에 나오는 두 구절을 잇는 것이다.

 

본문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 설명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이후로도 대학을 해석함에 있어서 선후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묻고 묻고 또 묻다 보면 억지로 애매한 부분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기 위해 다시 어제 본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어제 본문은 분명히 선후관계로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접근할 때 이 선후관계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조금 모호해 집니다. 세 가지 다른 해석이 가능해 지거든요. 우선 (A) 시간적인 선후관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B) 인과적인 선후관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C)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관계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D) 마지막으로 이 모든 해석의 이런 저런 결합일 수도 있죠.

어제의 본문을 다시 보겠습니다.

“(1) 머무를 곳을 안 후에 (2) 뜻이 정해지고 (2) 뜻이 정해진 후에 (3) 마음이 정숙할 수 있고, (3) 정숙해진 후에 (4) 안주할 수 있고, (4) 안주한 후에 (5) 세심히 생각할 수 있고, (5) 세심히 생각한 후에 (6) 뜻을 얻을 수 있다.”

 

이 본문을 시간적인 선후관계로 읽는 다면 마치 건축을 하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기초를 다지고, 1층을 쌓고, 그 후에 다시 2, 3층을 올리죠. 하지만 기초를 쌓았기 때문에 1층을 쌓은 것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기초만 다지고 멈추는 건축도 있잖아요.

 

이렇게 본문을 읽는다면, “머무를 곳을 안 후라면 뜻을 정할 수 있고 (안 그럴 수도 있고), 뜻이 정해진 후에 마음이 정숙할 수 있고 (안 그럴 수도 있고)… 뭐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위의 해석과는 달리 이것을 인과적인 선후관계로 읽는다면, 맨 앞에서 언급된 조건이 충족되어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듯 뒤의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는 것이죠.

 

머물 곳을 알기 때문에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뜻이 정해지게 되었고, 뜻이 정해졌기에 그 결과 마음이 정숙해 진 것이고, 정숙하기 때문에 그 결과 안주할 수 있게 되고, 안주하게 되었기에 그 결과 세심히 생각하게 되고, 세심히 생각하기에 그 결과로 뜻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읽는다면 머물 곳을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이 될 것입니다. 배움과 앎을 중요시하는 유교전통에서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해석이라 봅니다.

 

세 번째로, 필요충분조건의 관계는 이렇게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1) “아빠라면 남자이다.“ 혹은 (2) “남자라면 아빠가 될 수 있다.” 이런 두 문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빠라는 말은 자식이 있는 남자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미 남자라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빠남자의 충분조건이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남자라고 해서 반드시 아빠인 것은 아니죠. 결혼을 하지 않은 남자도 있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없는 남자도 있으니까요. , 남자라는 것은 아빠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 중 한 가지이고 이런 관계를 필요조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 ‘남자아빠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만일 본문을 이렇게 읽는다면, ‘머물 곳을 안다는 것은 뒤에 따라 나오는 조건을 모두 갖춘 것이라 볼 수 있기에, 최종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이런 해석이 가능해 집니다.

 

뜻을 얻었다는 것은 세심히 생각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세심히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안주했다는 의미이고, 안주했다는 것은 이미 정숙하다는 의미이고, 마음이 정숙하다는 것은 뜻을 정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뜻이 정해졌다는 것은 머물 곳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이 중에 두 개를 골라, 아니면 전부 다를 골라 섞어서 이해하는 방식이죠.

 

이리 읽으나 저리 읽으나 매 한가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을 골라 내는 것이 공부하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리 저리 읽더라도 가장 강조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첫 번째 구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