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身齊家治國平天下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몸과 마음을 닦고, 집안을 질서정연하게 한 후,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
너무 많이 들어 본 이 말의 출처가 바로 대학입니다. 하지만 원문은 위의 구절보다는 조금 깁니다. 원문을 볼게요.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 욕치기국자 선제기가 욕제기가자 선수기신
옛날에 명덕을 천하에 밝히려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다. 그 나라를 다스리려 했던 자는 먼저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했다. 자기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았다.
(대학경 4절)
한문독해첩경
1 고 옛 고 예, 옛날, 옛 것 지 어조사 지 ~의/하는 9 욕 하고자 할 욕 하고자 하다 8 명 밝을 명 밝히다, 밝혀지다 3 명 밝을 명 밝다, 분명하다 4 덕 덕 덕 덕(德) 7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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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과 마음을 먼저 닦은 후에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한 후에야 나라를 다스리고, 나라를 잘 다스린 후에야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힐 수 있는 것이죠. 오늘 구절의 앞뒤 맥락을 정확히 읽지 않으면 ‘평천하’를 징기스칸이나 알렉산더 대왕처럼 세상을 정복하여 다스리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뜻은 아니죠. 오히려 밝은 덕을 세상에 밝히어 세상을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오늘 본문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평천하’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럼 이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대학에 ‘평천하’라는 표현을 쓴 구절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대학 10장 1절입니다. 한번 읽어 볼게요.
이른바 천하를 고르게 함은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다”는 것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은 효를 일으키며 윗사람이 어른을 어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은 공경함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고아를 구휼하면 백성들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所謂平天下 在治其國者 上老老而 民興孝 上長長而 民興弟 上恤孤而 民不倍. 소위평천하 재치기국자 상노노이 민흥효 상장장이 민흥제 상휼고이 민불배.) (뒤에 한 구절이 더 있는데 생략했습니다.)
所謂平天下在治其國者는 上老老而民興孝하며 上長長而民興弟하며 上恤孤而民不倍하나니 是以로 君子有絜矩之道也니라 (cyberseodang.or.kr)
한문독해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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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평천하는 ‘천하를 고르게 한다’라고 번역한 부분이죠.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읽은 구절과 관련해서 ‘명명덕어천하’를 ‘평천하’로 읽은 사람이 누구일까요? 짐작하시듯 주희입니다. 주희가 독대학법(讀大學法, 대학을 읽는 방법)이라는 글을 쓰며 본문의 구절을 언급합니다. 이 부분에서 ‘대학’이라는 경전에 대해 주희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대학’은 옛 사람이 학문을 한 방법을 기술하고 그 요지를 설명한 것으로 이를 먼저 읽으면 ‘논어’나 ‘맹자’와 같은 책을 읽을 때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논어’와 ‘맹자’는 한 가지 일에 한 가지 도리를 말할 뿐이지만, ‘대학’은 모든 도리를 통합해서 설명했기 때문에, “그 공을 드린 보람의 지극함을 논하자면 천하를 평정하기에 이른다(論其功用之極 至於平天下 논기공용지극 지어평천하)”고 하며, 이어 “천하를 평정하려면 먼저 나라를 다스려야 하고(治國),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해야 하고(齊家), 집안이 가지런하게 하려면 먼저 몸을 닦아야 한다(修身)”고 합니다. 계속해서 주희는 (앞에서 이미 말했던 것처럼) ‘대학’에 모든 내용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대학을 먼저 보고 다른 경전을 읽어야 하는데, “이것이 곧 격물과 치지의 일이며, 이 성의와 정심의 일이며, 이 수신의 일이며, 이것이 곧 제가, 치국, 그리고 평천하의 일(此是齊家治國平天下事 차시제가치국평천하사)”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평천하’라는 것은 ‘밝은 덕을 천하게 밝게 비추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治國) 정치인들 중에 과연 누가 ‘명명덕어천하자’인지 궁금합니다.
‘명명덕어천하자’라면, 우선 명덕을 더욱 밝게 빛나게 하고, 그 빛으로 온 천하를 비추어 사람들이 명덕을 다시 밝힐 수 있게 해야 할 겁니다. 즉, 앞에서 보았던 삼강령 가운데 두 가지, ‘명명덕’과 ‘친민’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걸 조금 더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면, 윤리와 정의가 바로서는 공명정대한 사회를 만들어 모든 국민이 새로워지고, 또 친해지게 하고자 하는 자라는 의미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 (늘 그래왔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보면 볼수록, ‘명명덕어천하자’는 고사하고 ‘수신’과 ‘제가’조차 한참 부족한 사람들이 ‘치국’에 나선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됩니다. ㅜ.ㅜ
하지만 공자님께서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논어_7_술이_21)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들의 그런 모습을 통해서도 우리는 또 배웁니다. 그러니 힘내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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