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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

078_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런던교가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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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Bridge is Falling down_Nursery Rhyme

 

오늘은 어린이날. 동요를 빼놓을 수 없겠죠? 그런데 우리가 어제 읽어서 너무나도 잘 아는 T. S. 엘리엇의 바로 그 시, 황무지에서 인용해 더욱 더 유명세를 탄 동요가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황무지 마지막 연입니다.

 

 

찾으셨나요? 바로 3행의 런던교가 무너지고 있어요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입니다. 다른 부분은 무시하세요. 이 시가 기표놀이를 한 것인지, 정말로 기의를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끌어오려고 외국어를 쓴 것인지 헷갈립니다만 넷째 줄부터,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산스크리트어가 등장하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 나오는 샨티 샨티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본 듯 하지요? 아마 자연스레 카레가 떠오르지 않으세요. 대중문화의 놀라운 힘. 먼저 노라죠의 동영상을 하나 보고 가세요.

 

칼에 -> 카레 -> 인도 -> (아는 인도말은) 샨티 -> 샨티, 샨티, 카레, 카레야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나 이해할 수 있을, 전혀 맥락이 없을 법한 내용을 가지고 만든, 놀랄 만큼 천진난만한 이 곡을 들으시면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준비를 해 보도록 할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ao58vQDMVlQ 

 

그리고 오늘 우리가 들어볼 동요. 바로 이겁니다. 감상해 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xaXCf_fPD2k

 

, 이런! 길어도 너무 길죠! 그런데 놀라지 마세요. 원래 동요는 더 길어요. 무려12연까지 있답니다. 그래서 보통 끊고 싶은 곳에서 끊은 후에, 첫째 연을 다시 반복하고 노래를 마칩니다. 위 노래에서는 8연까지 부른 후, 1연 반복, 그리고 노래를 마치네요. 우리는 필사를 해야 하니 이보다 훨씬 짧게 끊죠.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My Fair Lady.

 

Build it up with wood and clay,

Wood and clay, wood and clay.

Build it up with wood and clay,

My fair lady.

 

Wood and clay will wash away,

Wash away, wash away.

Wood and clay will wash away,

My fair lady.

 

런던교가 무너지고 있어요,

무너지고 있어요, 무너지고 있어요.

런던교가 무너지고 있어요,

내 아름다운 숙녀여.

 

나무와 진흙으로 다리를 지어요,

나무와 진흙으로, 나무와 진흙으로.

나무와 진흙으로 다리를 지어요,

내 아름다운 숙녀여.

 

나무와 진흙은 씻겨 갈 거예요,

씻겨갈 거예요, 씻겨갈 거예요.

나무와 진흙은 씻겨 갈 거예요,

내 아름다운 숙녀여.

 

참고로 아래가 동요의 전문입니다. 우리가 읽은 부분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공간절약을 위해 각 연을 한 줄로 줄여 썼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9F%B0%EB%8D%98_%EB%B8%8C%EB%A6%AC%EC%A7%80_%EC%9D%B4%EC%A6%88_%ED%8F%B4%EB%A7%81_%EB%8B%A4%EC%9A%B4

 

런던 브리지 이즈 폴링 다운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월터 크레인이 쓴〈아기의 꽃다발〉(A Baby's Bouquet, c. 1877) 에 수록된 삽화 런던 브리지로 추측되는 1710년 삽화 새로 지어진 19세기 말의 런던 브리지 콘크리트로

ko.wikipedia.org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Build it up with bricks and mortar, Bricks and mortar, bricks and mortar. Build it up with bricks and mortar, My fair lady.

Bricks and mortar will not stay, Will not stay, will not stay. Bricks and mortar will not stay, My fair lady.

Build it up with iron and steel, Iron and steel, iron and steel. Build it up with iron and steel, My fair lady.

Iron and steel with bend and bow, Bend and bow, bend and bow. Iron and steel will bend and bow, My fair lady.

Build it up with silver and gold, Silver and gold, silver and gold. Build it up with silver and gold, My fair lady.

Silver and gold will be stolen away, Stolen away, stolen away, Silver and gold will be stolen away, My fair lady.

Set a man to watch all night, Watch all night, watch all night, Set a man to watch all night, My fair lady.

Suppose the man should fall asleep, Fall asleep, fall asleep, Suppose the man should fall asleep, My fair lady.

Give him a pipe to smoke all night, Smoke all night, smoke all night, Give him a pipe to smoke all night, My fair lady.

 

내용을 짧게 해석해 보면,

 

벽돌과 회반죽으로 지어요. 유지되지 않을 거예요.

쇠와 강철로 지어요. 휘고 굽혀질 거예요.

은과 금으로 지어요. 누가 훔쳐갈 거예요.

밤새 지키는 사람을 세워요. 그 사람이 잠들지도 몰라요.

그에게 밤새 담배피도록 파이프를 주어요.

내 아름다운 숙녀여.

 

추가로 하나만 더. (제가 점점 더 수다스러워진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그건 편견입니다. 저는 원래부터 수다스럽거든요.^^)

 

혹시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이들 놀이가 있는데, 기억 나세요? 계속 놀고 싶어도 단지 12시가 넘으면 통금이라 잡혀간다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알려주었던 우리 어린 시절의 슬픈 자화상을 담은 그 놀이요.

 

12시가 지나 돌아다니면 도둑취급을 받아 경찰서나 파출서로 끌려가야 했던 그 시절; 놀지 못해, 나가지 못해, 조금만 늦어도 집에 들어가질 못해 불편하고, 블안하고, 짜증나던 그 시절; 의무는 있었으나 자유와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해 늘 당당하지 못했던 바로 그 시절; 쌓이고 쌓인 불만이 팔당댐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쓸어버릴 뻔 했던 그 시절; 부모님들과 아이들, 그리고 꼭 12시가 지나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사무친 한을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유쾌하게 승화시켜 오늘 날 세계 속의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 주었던 바로 그 놀이.

 

바로 //동대문을 열어라인데요, (두 사람이 손으로 만든 문을 통과하다가 통금이라 닫힐 때 잡히는 사람이 술래가 되는 놀이 있잖아요? 그겁니다. 다 아시죠? 그리고 제가 한 엉터리 설명 말고 이 놀이의 진짜 유래에 대해서는 http://folkency.nfm.go.kr/kr/topic/detail/705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놀이의 영국식 버전에 사용되는 노래가 오늘 우리가 읽은 동시입니다.

 

대문노래

아이들의 놀이 중 대문의 형태를 만들고 그 대문을 통과하면서 부르는 유희요.

folkency.nfm.go.kr

 

동동동대문을 열어라 https://www.youtube.com/watch?v=eQxP2_pztmw

 

런던교가 무너진다 www.youtube.com/watch?v=gOUblw0LqDQ

(위의 제 설명방식대로 라면 런던은 가서는 절대로 안될 상상초월의 무시무시한 동네였던 것 같네요.^^)

 

세계 어디서든 아이들은 똑 같은 것 같아요. 오늘은 즐거운 어린이 날. 어린이의 마음, 동심은 시심; 시심은 동심. 그러니 모두가 동심으로 사는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