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
군자지교담여수 소인지교감약례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다.
(명심보감_19.교우_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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淡 담(담담하다; 담박하다)
如 여(같다)
甘 감(달다)
若 약(같다), 야(반야)
醴 례(단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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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은 원래 ‘장자(莊子)’(외편_20_산목_5)에 나옵니다. 딱 한 글자, 같을 여(如)자가 같을 약(若)자로 되어 있다는 것만 다릅니다. 맥락이 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도 쉽구요. 장자의 원문을 한 번 보겠습니다. (이렇게 ‘장자’로 넘어갑니다.)
어느 날 공자께서 자상호에게 자신이 겪은 온갖 역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가 이렇게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게 되자, 친한 사람들과의 교분은 점점 소원해지고, 제자들도 차츰 흩어지게 되었다” 고 하소연하며 그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자상호는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선생은 가(假)나라에서 도망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습니까? 임회(林回)라는 사람은 천금의 가치가 있는 벽옥을 버리고 갓난 아기를 업고 도망쳤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임회에게 ’돈을 목적으로 한 일이라면 갓난 아기는 가치가 별로 없고,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 일이라면 오히려 갓난 아기가 귀찮기만 했을 텐데 도대체 왜 값비싼 벽옥을 버리고 갓난 아기만 업고 도망을 한 것인가?’ 라고 질문을 했을 때, 임회는 ‘값비싼 벽옥은 나와 이익으로 결합된 관계이지만 이 아기와 나는 하늘의 본성으로 이어진 관계”라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이익으로 맺어진 관계는 궁핍, 재앙, 우환, 상해 따위를 당했을 때 서로를 버리지만, 하늘의 본성으로 이어진 관계는 궁핍, 재앙, 우환, 상해 따위를 당하면 서로 잡아줍니다. 서로를 버리려는 것과 서로를 잡아주는 것 사이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또한 군자의 교제는 물같이 담백하지만 소인의 교제는 달콤해서 단술과 같은 것입니다. 군자의 사귐은 담박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지요(君子之交淡若水 小人之交甘若醴 군자지교담약수 소인지교감약례). 군자의 교제는 담백하기 때문에 더욱 친해지고, 소인의 교제는 달콤하기 때문에 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君子淡以親 小人甘以絶 군자담이친 소인감이절). 이렇게 까닭 없이 맺어진 것은 까닭 없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彼无故以合者, 則无故以離 피무고이합자 즉무고이리).”
无 무(없다, 無무의 옛 글자) / 則 즉(곧), 칙(법칙) / 離 리(떠나다)
공자가 묻고 다른 사람이 답해준다는 설정 자체가 어색한 분이 계신가요? 나무위키에 보니 공자와 노자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런 설명을 하고 있네요.
“공자와 노자가 만나서 대화를 나눈 일이 사기의 공자세가, 노장신한열전 등에서도 확인이 되므로, 적어도 공자와 노자가 만났다는 것 자체는 실제 있었던 일로 보이기도 한다. 물론 우화적인 내용이 많은 장자의 특성상 대화 내용도 이와 같았을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에 적당히 살을 붙여서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다만 1가지 재미있는 점은, 사기에 따르면 이 때 공자와 노자가 서로에 대한 평가를 남겼는데, 공자는 노자를 "용과 같이 변화무쌍하여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칭송하고, 반대로 노자는 공자를 "뼈같이 썩어 문드러진 궤변으로 무장한, 겉만 그럴싸한 인간"(...)이라는 식으로 공자의 면전에서 비난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노자의 사상을 어느 정도 계승했다 여겨지는 장자에는 이 사건을 인용한 우화가 이것 말고도 상당히 많다.”
https://namu.wiki/w/%EC%9E%A5%EC%9E%90#s-4.4.6
다시 본문의 내용으로 돌아가, 물은 아무 맛도 없지만 생존에 필요하기에 환경과 상관없이 늘 마십니다. 게다가 몸이 힘들면 힘들수록 더 찾게 되죠. 하지만 달콤하기에 마시는 술이라면 달콤함이 사라질 때 마실 이유가 사라집니다. 저처럼 술이 달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탄산의 톡 쏘는 맛에 먹는 음료들을 생각해 보세요. 김 빠진 사이다나 콜라는 웬만하면 먹기 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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