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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삶

168_用志不分 乃凝於神 용지불분 내응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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用志不分 乃凝於神

 

용지불분 내응어신

 

뜻을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꼭 귀신과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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乃 내(이에, ; 그래서; 비로소)

凝 응(엉기다; 한데 뭉치다; 모으다, 집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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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절의 해석은 동양고전DB에서 인용한 것인데 여기서는 凝(엉길 응)을 擬(비교할 응)으로 읽었다고 역주에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번역 이외에도 사람이 마음의 뜻을 한 곳으로 모으면, 그 사람의 뜻에 神()의 힘이 엉긴다라거나 (마음)을 씀이 분산되지 않으면 귀신에 비할 만 하느니라와 같은 번역도 있습니다만 대충 직역을 해 보면 뜻을 사용하되 분산시키지 않으면 곧 신에게 집중이 될 것이다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본문은 장자_외편_19. 달생편達生篇_3장에 나오는 말입니다. 앞뒤 맥락은 이렇습니다.

 

중니仲尼(공자)가 초나라로 갈 적에 어떤 숲 속으로 나가다가 곱사등이 노인이 매미를 마치 물건을 줍는 것처럼 손쉽게 잡는 것을 보았다.

 

중니가 말했다.

재주가 좋군요. 무슨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노인이 대답했다.

비결이 있지요. 대여섯 달 동안 손바닥 위에 둥근 구슬 두 개를 포개놓아도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가 되면 매미를 잡을 때 잡는 경우보다 놓치는 경우가 적어지고, 구슬 세 개를 포개놓아도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가 되면 매미를 잡을 때 놓치는 경우가 열 번에 한 번 정도가 되고, 구슬 다섯 개를 포개놓아도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가 되면 마치 땅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것처럼 매미를 잡게 됩니다.

 

그때 나는 내 몸을 나무 그루터기처럼 웅크리고 팔뚝은 시든 나무의 가지처럼 만들어서 비록 천지가 광대하고 만물이 많지만 오직 매미날개만을 알 뿐입니다.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옆으로 기울지도 않아서 만물 중 어느 것과도 매미날개와 바꾸지 않으니 어찌하여 매미를 잡지 못하겠습니까.’

 

공자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뜻을 한 가지 일에 집중하여 꼭 귀신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은 바로 이 곱사등이 노인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http://db.cyberseodang.or.kr/front/alphaList/BookMain.do?bnCode=jti_3n0303&titleId=C144&compare=false

 

동양고전 종합DB

동양고전 종합DB

db.cyberseodang.or.kr

 

위 사이트의 역주에 오늘 본문 구절에 대해 각각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용지불분 用志不分: 뜻을 나누어 쓰지 않음. 곧 뜻을 한 가지 일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임희일林希逸은그 뜻을 둘로 나누지 않음이다[其志不貳也].”고 풀이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임희일(11931271)은 중국 송나라 시대의 학자로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의 삼교통합에 힘쓰며 삼교일치론을 주장한 했고, 오늘 본문과 관련해서는 장자권재구의莊子齋口義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뒤의 구절에 대한 역주인데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응어신 乃凝於神: 귀신과 다를 것이 없음. ()이 疑()로 표기된 판본이 있으며, 疑로 표기된 인용문도 있고, 《열자 列子》에도 疑로 표기되어 있다. 林希逸(임희일)이 疑로 표기해야 한다고 한 이래, (여러 사람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凝으로 그대로 둔 채로 疑 또는 擬의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후자를 따라 擬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이런 이유로 비교하다라고 번역을 한 것이라고 하네요.

 

오늘 구절을 읽으며 무념무상 無想無念,’ ‘전심전력 全心全力,’ 정신일도 하사불성 精神一到何事不成과 같은 표현들이 떠올랐습니다만... 아무 생각없이 무언가에 집중한다는 것이 진짜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무언가를 하려면 웬 잡생각이 이리도 많이 나는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버리고 무언가에 몰두하는 연습을 해 봐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