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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삶

170_所用之異 소용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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所用之異 소용지이 (쓰는 바가 다르다, 장자_소요유_4)

 

어느 날 혜자(惠子) 가 장자에게 말합니다. (혜자의 이름은 시施이고 장자와 같은 시기인 전국시대를 살아간 정치가이자 사상가입니다.)

 

“위()나라 왕이 나에게 큰 박씨를 하나 보내주므로, 이것을 심었더니 닷 섬짜리 박이 열렸네. 그 속에다 장을 채워 두었더니 무거워서 들 수가 없었고, 다시 두 쪽으로 쪼개어 바가지를 만들었으나 너무 넓어서 쓸 수가 있어야지, 텅 비어 크기는 했지만, 나는 아무 소용없어 그것을 부수어버렸네.”

 

그러자 장자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네는 참으로 큰 것을 쓸 줄 모르는군. 송나라 사람 중에 손 트는데 쓰는 약을 잘 만드는 자가 있었지. 그러나 그는 대대로 세탁업을 하고 있었네. 어떤 사람이 그 소문을 듣고 그 약방문을 백금(白金)을 주고 사려 하였네. 그래서 그 사람은 가족을 모아놓고우리는 대대로 세탁업을 해왔지만 겨우 몇 푼 벌이밖에 못해 왔다. 이제 그 약방문을 팔면 하루아침에 백금을 얻게 되니 얼마나 좋은가? 팔아버리자.’하였다네.

 

그래서 그 손님은 이 약방문을 가지고 곧 오왕(吳王)을 찾아가 그 약방문에 대하여 유세를 했네. 그 후 오나라는 월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오왕은 그 사람을 장군으로 삼았다네. 겨울에 월나라와 수전(水戰)을 하여 월나라 군사를 크게 쳐부수었네. 그래서 오왕은 그 사람에게 땅을 베어 봉토를 주었네. 이로 볼 때 손 트는데 쓰는 약방문은 한 가지지만 한 사람은 땅을 하사 받았고 한 사람은 세탁업을 면하는데 그쳤으니, 이는 쓰는 법이 달랐기 때문일세(則所用之異也 즉소용지이야).

 

지금 자네는 닷 섬짜리 바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것으로 큰 통을 만들어 강호에 띄울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것이 넓어서 쓸 데가 없다고만 근심하는가? 자네야말로 아직도 몹시 옹졸한 생각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군.“

 

가지고 있는 것의 장점 혹은 가진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한탄만 늘어 놓는 혜자 같은 사람을 옹졸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살다 보면 남의 떡은 늘 더 커 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영어에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담장건너 편 (옆집) 잔디가 항상 (내 집 잔디보다) 더 푸르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표현하고 있죠. 이건 외물을 비교하는 데서 생겨나는 마음이라 할 수 있겠죠? 금수저니 은수저니 하는 것들도 역시 마찬 가지 마음에서 나오는 것 일테구요. 쟤는 특별하지만 나는…. 재는 이런 재능이 있지만 나는등등 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죠. 맥스 루케이도의 너는 특별하단다라는 동화책이 떠오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q0Zjy6gtlw

 

특별한 우리 하나 하나에게 오늘이 매우 특별한 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