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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

135_Love’s Philosophy by Percy Bysshe She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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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제 읽은 시에 대해서는 아주 신랄한 비평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위키(Wikipedia)에 보면 레온 위니아스키(Leon Winiarski)라는 폴란드의 비평가는(이 분을 찾아보니 사회학자라는 정보도 있어서 정확하게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아솔랜도를 리뷰하며, “80 노인이 무덤으로 들어가기 직전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행복이 소녀에게 입맞추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 우리는 웃을 수 밖에 없다라고 혹평을 했다고 하네요. https://en.wikipedia.org/wiki/Summum_Bonum_(poem)

 

Summum Bonum (poem) - Wikipedia

Asolando by Robert Browning "Summum Bonum" is a poem by Robert Browning.[1] It was published in poet's last book, Asolando in 1889.[2] It is a short poem or epigram. The title is a Latin phrase that means the highest good. The poem is composed of eight lin

en.wikipedia.org

 

하지만 바이런, 키츠와 더불어 낭만주의의 3대 시인으로 불리는 퍼시 바이쉬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 역시 1819년 브라우닝 쓴 최고 선이라는 시보다 무려 70년 먼저 비슷한 주제의 시를 씁니다. “Love’s Philosophy 사랑의 철학이라는 시입니다. 오늘은 이 시를 읽어볼게요. 브라우닝의 시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한번 비교해 보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Love’s Philosophy

     by Percy Bysshe Shelle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 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divine

In one spirit meet and mingle.

Why not I with thine?—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flower w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50262/loves-philosophy

 

Love’s Philosophy by Percy Bysshe Shelley | Poetry Foundation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www.poetryfoundation.org

 

 

사랑의 철학

     - 퍼시 바이쉬 셸리

 

샘물은 강물과 하나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섞인다

하늘의 바람은 영원히

달콤한 감정과 섞인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다.

만물이 원래 신성하고

하나의 영혼 속에서 섞이는데

내가 왜 당신과 하나되지 못할까

 

보라, 산이 높은 하늘과 입맞추고

파도가 서로 껴안는 것을

어떤 누이 꽃도 용서받지 못하리라

만일 그것이 제 오빠 꽃을 업신여긴다면

햇빛은 대지를 끌어안고

달빛은 바다에 입맞춘다.

허나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http://prologue.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immok405&logNo=140059204293&parentCategoryNo=&categoryNo=&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English Poem] Love's Philosophy.......사랑의 철학

Love's Philosophy .................. Percy B. Shelley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blog.naver.com

 

이 시의 화자는 사랑하는 이에게 자연 속의 모든 것이 서로서로 짝을 이루고 있고, 이것이야 말로 신의 섭리이기 때문에, 자신도 사랑하는 이와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고 1연의 마지막에서 수사적으로 질문을 합니다. “내가 왜 당신과 하나되지 못할까?” , 하나가 될 수 없는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미리 전제하고 질문을 던지는 거죠. 하지만 2연에서는 허나 그대가 내게 키스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달콤함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시를 마칩니다. 결국 화자는 사랑하는 대상이 자신에게 키스하지 않았기에 이 모든 달콤함이 소용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죠. 브라우닝은 그 입맞춤으로 모든 것, 그 중에서도 최고의 행복을 얻었지만, 서른의 젊은 나이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셸리는 안타깝게도 그런 행복을 얻지는 못했나 봅니다.

 

이 시에는 아이러니컬 한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첫째, 사랑은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는 않죠. 하지만 화자는 자연의 원리와 신의 섭리라는 논리로 사랑하는 대상을 설득하려 합니다. 앞뒤가 안 맞죠. 논리로 사랑을 획득할 수 있다면, 아마 이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은 나 홀로 섬으로 남게 될 겁니다. 사랑할 이유보다는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훨씬 더 많을 테니까요. 둘째, 화자에 의하면 자연의 법칙은 서로의 결합을 자연스럽게 해 줍니다. 하지만 이 시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지 못하죠. 둘의 결합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말입니다. , 자연스러운 결합을 봐라. 저게 섭리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둘이 결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둘의 결합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셋째, 신의 법칙을 이야기하지만, 실생활에서의 셸리는 무신론자였습니다. 실제로 그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무신론의 필요성이라는 팜플렛을 출판한 이유로 퇴학당하거든요. 이렇게 본다면, 어쩌면 화자는 자신이 갈구하는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셸리의 생애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그는 1811년 해리엇 웨스트부룩이라는 16세의 소녀와 결혼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던 자유사상가인 W. 고드윈의 딸인 메리와 친해집니다. 그러자 아내 헤리엇은 삶을 비관해 1816년 투신 자살을 합니다. 그리고 그 해 셸리는 메리와 정식으로 결혼을 합니다. 셸리의 아내 메리는 우리가 잘 아는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입니다. 퍼시 셸리는 1818년 이후, 이탈리아에서 살다가 1822 30세 때, 요트를 타다가 폭풍에 익사해서, 시신을 화장했는데, 끝끝내 심장만은 타지 않았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