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힘들게, 바쁘게 달려오셨죠? 이제 두 걸음 남았네요. 오늘은 잠시 짧은 시로 숨을 한 번 고르고 가겠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The Span of Life 한 평생” 입니다.
The Span of Life
by Robert Frost
The old dog barks backward without getting up.
I can remember when he was a pup.
https://www.americanpoems.com/poets/robertfrost/the-span-of-life/
The Span Of Life – American Poems – Analysis, Themes, Meaning and Literary Devices
The old dog barks backwards without getting up. I can remember when he was a pup. Analysis, meaning and summary of Robert Frost's poem The Span Of Life Do you have any comments, criticism, paraphrasis or analysis of this poem that you feel would assist 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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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 로버트 프로스트
저 늙은 개 일어나지도 않고 고개만 돌려 짖네.
강아지였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 장영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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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프로스트가 개에 대한 시를 하나 또 썼습니다. “이 짧은 문장을 과연 시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한번 던져 봄직한데, “한 평생”은 형식에서나 내용에서나 너무나 기막히게 “시”인 것 같아요.
첫째로, 우선 up과 pup이라는 각운이 바로 보입니다.
둘째로, 1행의 “old 올ㄷ / dog 독 / barks 발ㅋ스 / back 빽”은 모두 강세를 가지고 있고, 자음으로 끝나면서 소리들이 굉장히 거칠게, 거슬리게, 서로 서로 부딪치는 것처럼 들립니다. 거칠고 힘들게 살아온 개의 인생을 소리로 압축해서 들려주는 것 같죠.
셋째로, 개가 고개만 돌리고 짖습니다. 그런데 2행이 더해지면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 버린 시간과 그와 더불어 쇠락한 육체에 대한 기막힌 비유가 됩니다. 젊을 때는 낯선 이들 모두에 대해 앞에 나서서 짖어야 하지만, 나이든 개는 그냥 고개만 돌리고 짖죠. 우리도 젊을 때는 무엇에든지 나서서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분주하지만, 나이가 드니 만사가 귀찮아지고, 젊은이들이 뭐라 하면 고개만 슬쩍 돌리고는 “Latte is Horse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할 뿐이죠.
마지막으로는, 격세지감이 확 느껴지죠!
이상의 이유로 이 시는 독자로 하여금 체험적 언어로서의 시가 무엇인지를 너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100일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 대조하며 저 자신을 성찰해 보라는 권유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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