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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삶

185_玉色天然超世昏 高情不入衆芳騷 옥색천연초세혼 고정불입중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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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色天然超世昏 高情不入衆芳騷 옥색천연초세혼 고정불입중방소

 

천연의 옥빛 자태는 세속의 어두움 뛰어 초탈했고

고고한 기질은 뭇 꽃의 소란스러움에 끼어들지 않네. (퇴계집退溪集_1_시詩_호당매화 湖堂梅花에서)

 

사군자의 첫 번째는 매화입니다. 매화가 여러 시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이유는 깨끗하고 고독하며 고고한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한겨울에 피어나는 그 자태는 주변의 힘든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꿋꿋하고 꼿꼿하게 절조를 지키는 군자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죠. 매화가 왜 이리도 매력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시가 한 수 있어 소개합니다.

 

원元나라 때의 여류시인으로 30세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한 정윤단(鄭允端, 1327~1356)의 매화梅花 입니다.

 

歲寒氷雪裏 세한빙설리

獨見一枝來 독견일지래

不比凡桃李 불비범도리

春風無數開 춘풍무수개

 

세한의 빙설 속에

가지 하나에 꽃핀 것 보니

춘풍에 복사꽃 오얏꽃이

무수히 피어난 것에 비할 바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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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 세()

寒 한(차다, 춥다)

歲寒 세한(설 전후 추위라는 뜻으로 몹시 추운 한 겨울의 추위를 일컫는 말)

 

裏 리, (, 내부)

桃 도(복숭아)

李 이, (오얏나무, 자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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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의 매력은 세한의 빙설 속에서 홀로 피어난다는 점이죠. 우리 나라의 문인들도 매화에 대한 글을 많이 남겼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퇴계 이황은 매화를 삶의 동반자처럼 여겼습니다. 임종 직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저 매화에 물 주어라"라고 합니다. 그가 매화에 대해 쓴 글이 무려 백 편이 넘는데 오늘은 퇴계집에 실린 시詩, 호당매화 가운데 일부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바람 불고 눈에 씻겨 본 모습을 나타내니(風吹雪洗見本眞 풍취설세견본진)

천연의 옥빛 자태는 세속의 어두움을 초탈했고 (玉色天然超世昏 옥색천연초세혼)

고고한 기질은 뭇 꽃의 소란스러움에 끼어들지 않네 (高情不入衆芳騷 고정불입중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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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김을 불다, 바람 불다; 바람)

(뛰어넘다)

(어둡다; 날이 저물다)

(무리)

(꽃답다, 아름답다; 향기나다)

(떠들다, 떠들썩하다; 근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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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매화는 세상을 초탈해 세상 것들에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마치 신선 같은 존재이기에 퇴계는 매화를 매선이라고 불렀다고도 합니다.

 

 

한국고전종합DB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db.itkc.or.kr/imgviewer/item?itemId=MO#imgviewer/imgnode?grpId=&itemId=MO&dataId=ITKC_MO_0144A_0010_010_0410&pageId=ITKC_MO_0144A_A029_058L

 

한국고전종합DB

 

db.itkc.or.kr

 

https://search.pstatic.net/common/?src=http%3A%2F%2Fpost.phinf.naver.net%2FMjAxODA2MTRfMjYx%2FMDAxNTI4OTU4NzMyMzQ3.p8dwdCUaO9MOfv9lwyqc_nmSdC-DiIantudOPw1L-MIg.AKpS-bbIDX9mpZXDNp1f1dQbrBmlfm8t0WPmecFSkY4g.JPEG%2FI-YerBy-pMp5s-eRgqkuGMd3YTqM.jpg&type=sc960_832

 

이렇게 읽고 나니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가 더 그럴 듯 해 보이죠!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