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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

001_The Eagle_Alfred Lord Tenn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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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 장항의 열성적인 도서모임 회원님들, 그리고 다른 먼 곳에서 함께 해 주셨던 몇몇 분들과 카톡으로 100일 간 영미시 읽고 쓰기라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성찰 속에 정확히 100일만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을 남기지 않으면 없어질 것 같아서 진작에 이곳으로 옮겨놓으려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시작합니다. 아무튼지간에 또 다른 100일 여정이 시작되겠네요. 

 

첫번째 시는 Sound and Sense라는 책에서 소개한 첫번째 시로 시작하겠습니다. 설명도 이 책의 내용에서 가져왔구요.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Day_001_The Eagle by Alfred Lord Tennyson(1809-1892)

 

인류에게 시는 언어만큼 오래되었고, 그 만큼 보편적이라 할 수 있습습니다. , 호불호가 있다 하더라도, 시는 예나 지금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단순한 이유는 시를 읽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를 읽을 때, 직접 낭송할 때, 다른 사람이 낭송하는 것을 들을 때,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낍니다. 사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문학작품을 읽는 주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시를 읽는 이유가 이것뿐이라면,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경쟁적인 여가활동 내지 유흥거리가 판을 치고 있는 오늘날, 시는 이미 쇠락하거나 소멸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강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죠. 도대체 무엇이 시의 생명력을 이렇게 끈질기게 만드는 것일까요?

 

그것은 시적 언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능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루는 내용은 일상적인 언어의 표현영역을 넘어서며, 같은 내용을 표현하더라도 훨씬 더 강렬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대개 실용적인 정보전달기능을 수행합니다. 또 요즘 같은 선거철에는 다른 사람과 종종 설득을 하기 위한 논쟁을 하기도 합니다. 언어를 설득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시에 있어서 (그리고 대부분의 문학작품의 경우,) 이러한 언어의 정보전달기능이나, 설득적기능이라는 것이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왜냐구요? (문학작품)의 언어는 경험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시를 읽으며 시인이 읊은 내용을 같이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시와 다른 문학작품의 차이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경험을 유도하는 언어를 얼마나 압축해서 사용하고 있는가로 보시면 됩니다.)

 

시는 다른 언어와는 다르게 체험을 시켜주는 언어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단순한 기술, 묘사, 기대를 넘어서는 강렬함을 담고 있고, 나아가 일상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언어로 경험시켜주는 마법과 같은 일을 해 냅니다. 오늘 첫 번째로 함께 읽고 싶은 시는 알프레드 테니슨 경 Alfred Lord Tennyson이 쓴 독수리 The Eagle입니다. 독수리가 어떤 짐승인지 알고 싶다면 백과사전에서 독수리항목을 찾아 보시면 됩니다.  독수리를 보면 조심해야 하죠?라는 아이의 질문에 대해서는 독수리에 대한 정보에 더해서 그것이 미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함으로 기대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면 됩니다.

 

, 그렇다면 The Eagle 시로 읽는 다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읽는 우리가 테니슨 경이 경험한 독수리 함께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시를 소리 내어 읽고, 듣고, 지적으로  감성적으로 내용을 형상화시켜 나가다 보면 누구나 시를 통한 체험이 가능해 지리라 봅니다. 우선 읽고 써보기 전에 몇 번 들으며 이 시가 들려주는 소리를 통해 독수리에 대한 느낌을 형상화 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G0ZsJSNOi8

 

The Eagle

by Alfred, Lord Tennyson

 

He clasps the crag with crooked hands;

Close to the sun in lonely lands,

Ringed with the azure world, he stands.

 

The wrinkled sea beneath him crawls;

He watches from his mountain walls,

And like a thunderbolt he falls.

 

해석은 아래의 초여름이라는 분의 다음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vko861&logNo=220891825223

 

행복을 꿈꾸는 세상 : 네이버 블로그

시 ~ 좋은 시는 은은한 차 향이 나요

blog.naver.com

 

독수리

-알프레드 테니슨-

 

독수리는 구부러진 손으로 험한 바위산을 움켜쥔다.

외로운 땅에 뜬 태양 가까이에서,

맑고 파란 하늘나라에 둘러싸인 채, 독수리는 우뚝 서 있다.

저 아래 주름진 바다가 기어간다.
독수리는 산 벼랑에서 지켜 보다가,
벼락처럼 곤두박질친다.

 

* 장항 독서회 회원님들, 특히 회장님께서 워낙 열심이셨기에 100일을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