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쉬고 싶은 토요일, 모든 걸 잊고 술 한잔 하고 싶은 토요일입니다. 보드카 같은 독한 술 한잔 하고 푹 자고 싶죠. 보드카 드셔보셨어요? 가장 잘 알려진 보드카인 Absolut는 40도지만, 도수는 47~95도까지 다양하고, 예전에는 60도가 넘는 술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냥 마시는 경우도 많지만 보드카는 칵테일 베이스로 많이 쓰이는데, 다른 술에 비해 색이 없고 맛과 향 역시 거의 없기 때문이라네요. 오렌지 주스를 곁들이면 “스크류 드라이버,” 토마토 주스와 약간의 레몬주스를 섞으면 “블러디 메리,” 칼루아를 섞으면 “블랙러시안,” 사과즙을 곁들이면 “빅애플.”
오늘은 보드카처럼 짧지만 강력한, 또 무색무취무미로 우리의 삶의 자리에 다양한 형태로 자연스레 섞여있는 주제인 ‘죽음’을 다룬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어디에 섞어 드실지는 취향대로 선택하시구요. 한 주의 긴장을 모두의 운명 속에 집어넣고 푹 쉴 수 있는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
Suicide’s Note
by Langston Hughes
The calm,
Cool face of the river
Asked me for a kiss.
유서
- 랭스턴 휴즈
찬찬하고
차가운 그 강의 모습이
내게 입맞춤 해주기를 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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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신학자 루돌프 오토(1869~1937)는 종교의 본질을 “성스러움”에서 찾았고, 그 성스러움 또는 거룩함에 대한 인간의 감정을 “Tremendum Mysterium et Fascinans 두려운 떨림과 매혹적임”으로 요약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두렵고 떨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매혹적이라는 것이죠. 이 경험은 근원적이며 압도적인 것이지만 과학적인 현대인류는 고대인이나 중세인들에 비해 이런 감정을 일상에서 느끼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인간의 운명이 이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죽음은 두렵고 떨립니다. 한편으로는 미지의 신비라는 점에서 매혹적이기도 하지요. 이런 의미에서 죽음을 목전에 둔 화자 역시 이 두 감정의 이율배반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랭스턴 휴즈는 이런 시도 썼답니다. 전부는 아니고 한 구절만 소개해 드릴게요.
Life is Fine 인생은 멋지다네.
by Langston Hughes 랭스턴 휴즈
I went down to the river…, 나는 강으로 내려가…
So I jumped in and sank… 뛰어들어 가라앉았네…
But it was Cold in that water! It was cold… 그런데 그 물이 차갑네. 너무 차갑네…
So since I'm still here livin', 그렇게 아직도 살아있기에
I guess I will live on. 계속 살거라고 생각하네.
Life is fine! Fine as wine! Life is fine! 인생은 술처럼 멋지다네.
인생은 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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