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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_故暴興必不道 早已也 고폭흥필부도 조이야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故暴興必不道 早已也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 고폭흥필부도 조이야 회오리바람은 아침나절을 넘기지 않고 소낙비는 한나절을 넘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갑자기 흥한 것은 반드시 도답지 않으니 일찍 끝난다. (노자_도덕경_23장) -------------------------------------------------------- 飄 표(나부끼다; 회오리바람) 終 종(마치다, 끝내다) 朝 조(아침) 驟 취(달리다; 빠르다; 갑자기, 홀연히) 暴 폭(사납다; 난폭하다) 興 흥(일으키다; 시작하다; 창성하다) 早 조(이르다; 이른 아침) 已 이(이미; 벌써) -------------------------------------------------------- 선사들의 깨달음을 실어놓은 벽암록(碧嚴錄)..
191_上善若水 상선약수 上善若水 상선약수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노자_도덕경_8장). 오늘도 도덕경의 한 구절을 읽겠습니다. ‘상선약수’라는 말은 아마 도덕경을 이야기하며 ‘도가도비상도’와 더불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구절일 것입니다. 그제 판본에 대해 말씀드렸으니 오늘도 본문을 먼저 확정하고 읽겠습니다. 흥미롭게도 ‘곽점본’에는 오늘 본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백서본’과 ‘왕필본’에 있는 본문을 가져와야 하는데 글자의 차이는 있지만 의미는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익숙한 ‘왕필본’을 인용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 상선약수). 물은 만물을 잘 이롭게 하면서 다투지 않으며(水善利萬物而不爭 수선이만물이부쟁), 뭇사람들이 싫어하는 비천한 곳에 자리 잡는다(處衆人之所惡 처중인지소오). 그래서 道에 가깝다(故..
190_仁人心也 義人路也 인인심야 의인로야 仁人心也 義人路也 인인심야 의인로야 인仁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義는 사람의 길이다. (고자장구_상_11) 도덕경을 통해 노자가 절인기의(絶仁棄義)나 대도폐 유인의(大道廢 有仁義)와 같은 말로 “인”과 “의”를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았던 반면 우리가 이미 보았던 공자나 맹자에게는 “인의”야 말로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이유가 되죠. 맹자는 고자장구에서 “인仁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義는 사람의 길(仁人心也 義人路也 인인심야 의인로야)”(고자장구_상_11)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사람은 어진 마음을 가지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야 하는 존재인 것이죠. 노자의 말처럼 ‘인’을 구별해 말해야만 하는 사회보다는 모두가 대도를 걸어 그런 개념의 구별조차 필요없는 사회가 되야 하고, 그런 사회를 지향해 나가는 것이 맞겠..
189_視素保樸 少私寡欲 시소보박 소사과욕 視素保樸 少私寡欲 시소보박 소사과욕 질박함을 보고 순박함을 지키며, 사사로움을 적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해라. (노자_도덕경_19장) ----------------------------------------------------------- 視 시(보다) 素 소(본디; 바탕; 희다, 질박하다) 保 보(지키다; 유지하다) 樸 박(순박하다; 질박하다; 통나무) 寡 과(적다; 약하다) 欲 욕(하고자 하다; 바라다) ----------------------------------------------------------- 오늘은 도덕경 본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우리는 ‘도덕경’이 처음부터 하나의 완전한 경전의 형태로 완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 외로 사본이 많이 있고 사..
188_鳧脛雖短 續之則憂 부경수단 속지즉우 鳧脛雖短 續之則憂 鶴脛雖長 斷之則悲 부경수단 속지즉우 학경수장 단지즉비 물오리는 비록 다리가 짧지만 길게 이어주면 걱정하게 될 것이고, 학의 다리는 비록 길지만 그것을 짧게 잘라주면 슬퍼하게 될 것이다. (장자_외편_8.변무騈拇) ----------------------------------------------------- 鳧 부(오리) 脛 경(정강이) 雖 수(비록) 短 단(짧다) 續 속(잇다; 계속하다) 憂 우(근심; 근심하다) 鶴 학(학; 두루미) 斷 단(끊다; 결단하다) 悲 비(슬프다) ----------------------------------------------------- 장자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인위적인 것이 얼마나 바람직하지 않은가를 이야기합니다. 세상이 자연에 법칙에 따라, 말 그..
187_都只在人心 도지재인심 天聽吟 천청음 天廳寂無音 천청적무음 蒼蒼何處尋 창창하처심 非高亦非遠 비고역비원 都只在人心 도지재인심 하늘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어 푸르고 푸른데 어디에서 찾을까 높지도 않고 멀지도 않아 사람의 마음이 그 곳이라네. (伊川击壤集 이천격양집_ 邵康節 소강절, 명심보감_천명_2) 이 구절은 소강절이 지은 ‘이천격양집’에 실린 ‘천청음(天聽吟)’이라는 제목의 오언절구(五言絶句) 입니다. 소강절은 중국 북송 때의 사상가로 이름은 옹(雍)이고 강절(康節)은 그의 호입니다. 그가 지은 ‘이천격양집’에는 천 오백여 편의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구절을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사실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소강절은 모든 만물은 태극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사람의 마음이 곧 태극이 되고 도가 곧 태극이 된다는 주장을 ..
186_仰不愧於天 俯不作於人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仰不愧於天 俯不作於人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우러러 보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다. (맹자_진심盡心_상_20) 맹자는 진심편에서 군자가 누리는 세 가지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과연 군자는 어떤 즐거움을 누릴까요? 먼저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들에게 사고가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라고 합니다(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다음으로 나오는 것이 오늘 본문으로 삼은 구절입니다. 우러러 보아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仰不愧於天 俯不作於人 二樂也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이락야)이라고 하네요. 윤동주의 서시가 생각나는 구절이죠! 그리고 천하의 영재들을 모아 그들을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
185_玉色天然超世昏 高情不入衆芳騷 옥색천연초세혼 고정불입중방소 玉色天然超世昏 高情不入衆芳騷 옥색천연초세혼 고정불입중방소 천연의 옥빛 자태는 세속의 어두움 뛰어 초탈했고 고고한 기질은 뭇 꽃의 소란스러움에 끼어들지 않네. (퇴계집退溪集_1권_시詩_호당매화 湖堂梅花에서) 사군자의 첫 번째는 매화입니다. 매화가 여러 시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이유는 깨끗하고 고독하며 고고한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한겨울에 피어나는 그 자태는 주변의 힘든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꿋꿋하고 꼿꼿하게 절조를 지키는 군자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죠. 매화가 왜 이리도 매력적인지를 잘 보여주는 시가 한 수 있어 소개합니다. 원元나라 때의 여류시인으로 30세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한 정윤단(鄭允端, 1327~1356)의 매화梅花 입니다. 歲寒氷雪裏 세한빙설리 獨見一枝來 독견일지래 不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