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삶

(99)
078_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런던교가 무너진다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_Nursery Rhyme 오늘은 어린이날. 동요를 빼놓을 수 없겠죠? 그런데 우리가 어제 읽어서 너무나도 잘 아는 T. S. 엘리엇의 바로 그 시, “황무지”에서 인용해 더욱 더 유명세를 탄 동요가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황무지”의 마지막 연입니다. 찾으셨나요? 바로 3행의 “런던교가 무너지고 있어요 London Bridge is falling down falling down falling down”입니다. 다른 부분은 무시하세요. 이 시가 기표놀이를 한 것인지, 정말로 기의를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끌어오려고 외국어를 쓴 것인지 헷갈립니다만 넷째 줄부터,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산스크리트어가 등장하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 나오는 샨티 샨티라는 ..
077_The Waste Land 황무지 by T. S. Eliot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보셨죠? 유명한 이 구절은 에즈라 파운드와 말년까지 각별한 우정을 나누었던 엘리엇(T. S. Eliot)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 나오는 첫 구절입니다. 이 시의 전문은 너무나 길기 때문에 오늘은 가장 많이 인용되는 앞 부분만 골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The Waste Land by T. S. Eliot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033_Fleas by Strickland Gillilan(1869~1954) 오늘은 일요일. 모두의 안묻적인(안 묻고 이해한) 동의에 의해 짧고 재미있는 시를 읽는 날이죠. 그래서 口窟神께 물어봤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짧은 영시는 무엇일까요?” 그랬더니 여러 답변을 주셨는데, 여러 모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이 이 시입니다. Fleas by Strickland Gillilan Adam Had 'em. 벼룩이 - 스트릭랜드 길리언 아담이 그걸 가지고 있었네. (Had’em = Had them을 줄여 쓴 표현입니다.) 이 시의 아름다움은 표현의 간결함과 소리의 반복에 있습니다. 이렇게 들리거든요. “애덤 / 해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이 시의 원래 제목은 “벼룩이Fleas”가 아니라 훨씬 더 장황하고 멋스러운 “미생물의 유구함에 대한 단시(短詩) Lines On..
032_Ecce Puer by James Joyce(1882~1941) 오늘은 어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제임스 조이스의 시를 한편 읽어보겠습니다. “실내악”(1907)은 25세, 젊은 조이스(1882~1941)의 시였고, 이 시는 그로부터 다시 25년이 지난 1932년, 50세의 나이에 썼습니다. Ecce Puer by James Joyce Of the dark past A child is born; With joy and grief My heart is torn. Calm in his cradle The living lies. May love and mercy Unclose his eyes! Young life is breathed On the glass; The world that was not Comes to pass. A child is sleeping: An o..
031_O Sweetheart, Hear You(Chamber Music_XVIII) by James Joyce(1882~1941) W. B. 예이츠,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제임스 조이스, T.S. 엘리엇, 로버트 프로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혹시 이들의 공통점을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에즈라 파운드입니다. 예이츠의 비서로, 윌리엄스의 친구로, 조이스와 엘리엇을 문단에 소개시키고 도와준 든든한 후원자로서, 프로스트를 발굴하고, 젊은 헤밍웨이의 존경을 받았던… 그렇기 때문에 에즈라 파운드가 없는 20세기 영미문학은 참 상상하기 힘들죠. 오늘은 에즈라 파운드의 친구들 중,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지만 나중에 파운드의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결별하게 된, 제임스 조이스의 시를 한 편 읽어볼게요. XVIII by James Joyce O sweetheart, hear you Your lover’s tale; A man s..
030_A Butterfly_Arakida Moriake(1473~1549) 에즈라 파운드의 “지하철 역에서”에는 사실 하이쿠(Haiku)라는 일본 정형시의 영향이 들어가 있습니다. 20세기 초반, 에즈라 파운드와 교류하며 깊은 영향을 끼친 인물 중에 노구치 요네지로오(Noguchi Yonejiro, 1875~1947)라는 분이 있었스비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시, 소설, 문학비평까지 썼던 일본인 작가가 있었는데, 에즈라 파운드는 그로부터 일본의 정형시인 하이쿠를 접합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보티시즘Vorticism”(소용돌이파)에 대한 그의 기고문에서 자신의 2행시에 사용된 중첩(superposition)이라는 시적 기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런 말을 합니다. “오래 전 한 중국인이 만일 사람이 열 두 줄로 그가 말해야 할 것을 말할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낫다. ..
029_In a Station of the Metro by Ezra Pound(1885~1972) 1913년 11월, 마흔 여덟의 예이츠는 시력 악화로 인해서 자신을 도와줄 비서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그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이 스물 여덟의 젊은 시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였습니다. 둘은 서섹스에 있는 예이츠의 집에서 글을 읽고, 쓰고, 함께 산책하며 세 번의 겨울을 보냅니다. 에즈라 파운드가 예이츠와 시간을 보내기 직전인 1913년 4월, “Poetry”라는 잡지에 발표한 시가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을 시입니다. 제목은 “지하철 역에서 In a Station of the Metro”입니다. In a Station of the Metro by Ezra Pound The apparition of these faces in the crowd: Petals, on a wet, black ..
028_Peace Prayer by Saint Francis(1181/1182 – 1226) 영어로 된 한국어, 벵갈어,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라틴어 시를 읽은 데 이어서, 오늘은 프랑스어에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시를 한편 소개해 드릴게요. 우리에게는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의 기도”라고 알려진 시(기도문)입니다. Peace Prayer of Saint Francis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